DIY 가구를
조립하면서
- Do it yourself!
요즘 들어 나는 조립용
가구를 사서 조립해 사용한다. 지금의 집이 영원히
내가 살 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듯이 사용하는 소모품들도 때가 되면 다
버려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 간편하고 비교적 싼 가구를 사서 내가
조립해 사용하고 있다.
이 두개의 작은 가구를 사
놓은지가 지난 가을, 근 10개월인가 개봉도 안
한 상태로 처박아 놓았다가...이제 꺼내 조립을 했다. 더 이상 늦지않게
부엌 정리와
함께 데코레이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사실 험한 일을 이 일
저일 하긴 했으나, 집 안의 가구를 조립한다던가,
데코레이팅을 한다던가 하는 일은 한국에선 전혀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늘 주변에
그런 일을 할 사람들이 있어서도 그랬지만, 시간에 쫓겨 사
는 삶이어서 못 하나 밖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살았었다.
그러나,
이곳 런던에 살면서부터 생활 방식이나 사고가 완전 달라지고 이
렇게 가구를 조립하고 페인트를 직접하거나 간단한 집수리는 주말과 빈
시간을 이용해 다 내가 하곤 한다.
물론 단순한 산술적인
경제적인 가치를 생각한다면 이건 정말 한심하고 무
용한 일이다. 오늘도 이 작은 두 가구를 조립하는데 거의 4시간 정도를 소
비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 작은 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부가가치와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삶의 기쁨을 준다. 우선 대체적으로 이런
일은 첨부된 조립설명서를 읽고
그 순서에 따라야한다.
그 조립을 하는 순서는 대개 분해를 하는 역 순서이기도 하다. 이
순서대로
따르며 작은 가구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힘이 실리는 구조, 그리고 작동하는
원리를 깨닫기도 한다.
우선 조립을 하기 전에..필요한 연장을 챙기고 그리고 부품과 나사가 제대로
있는가 또 나사는 어느
곳에 쓰이는 것인가를 정확하게 살핀다. 나사는 각기
다르고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잘못 판단에 엉뚱한 나사를 쓰면 다시 중
간에
조립하던 것을 뜯고 새로 시작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때 뜯어내는 과정에서 잘못하면 몸체를 상하게 할 수도 있다. 작은 이 가
구 하나에도 수 많은 다른
종류의 나사와 못이 필요하다. 이것은 모든 구조
물에 예외가 없다. 우리의 몸이 수 많은 다른 종류의 기관으로 이루어져
있
듯이......
마치 이런 작은 나사못이나 판자의 한 부분 같이 우린 누구도 예외없이 거대
한 사회조직 속에 한 작은 부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한 모퉁이에 박혀
있는 작은 못 중의 하나라도 손실되면..그 거대한 덩치도 오래가지 못하고 전
체적인 훼손을
당하고 만다.
마침 서랍을
조립하다 프라스틱 나사를 망가뜨리고 말았다. 머리가 깨져버린
것이다.그것을 다시 빼내야하는데 쉽지 않디. 그냥두고 할까 망서리다 다시
시도해 끝내는 빼내었다.
diy가구의 핀과 다른 부속은 여분이 없디. 그런데 묘하게도 두 박스에 이런
프라스틱 핀이
1개씩 여분이 있었다. 다른 것은 여분이 전혀 없는데..아마도
이런 불상사까지 계산해 하나씩 더 넣어준듯
하다.
이런 일은 성취 후에
만족감도 물론 있겠지만 나는 그 과정을 즐기는 편이다.
평소에 무관심하게 보던 사물에 더 바짝 접근해 그것과 대화를 유도한다.
물
론 그것은 감정이입에 의해 일러서는 인식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사물이 제 구실을 하기 위해선 우선 물리적인 역학
구조의 의지
한다. 즉 모든 것이 힘을 지탱하고 서 있기 위해선 일정한 결합된 구조를 가
지고 있어야한다.
의자가 네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닌것처럼...재미난
것은 이 사각형의 물체가 유용성(有用性)을 획득하기 위해서 다섯개의
부분
적인 판자를 필요로하고 그것을 연결하는 무엇인가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다.
한개의 서랍을 조립하기 위해서
다섯개의 판자와 8개의 나사못과 8개의 나무
못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힘을 받고 버티게 하기 위해선 부수적인 장치
가 또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삶이다. 작은 일상과 삶의 부분을 뜯어 보아도 이런 수많은 부
분적인 요소로 결합되어있다. 그리고 나 역시 이런 작은 사물의 부분과
같이
수 많은 역활을 분담하며 살고 있다.
당연 그
역활에 대해서도 Do it yourself!
(은시의 글/ 일상이 힘이다)
'일상과 현실 사이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치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0) | 2008.10.15 |
---|---|
일상의 힘과 노동으로부터 배우는 삶 (0) | 2008.07.31 |
삶에 감성과 이성의 비율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일까? (0) | 2008.07.29 |
필링이 있으면 다 섹스할 수 있겠네 (0) | 2008.07.29 |
좌우명이 주는 함정 (0) | 2008.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