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으로부터의 안식(安息)
안식이란 말은 잠시 갖는 휴식의 범위를 넘어서 평화의 의미를 동반한
평안한 시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말 자체가 지니는 의미는
편안할(安)안에 숨쉴 식(息)으로 숨을 편안하게 쉰다는 말이다.
휴식(休息)이란 말은 쉴 휴(休)에 숨 식(息)이니 숨쉬기를 잠시 중단한
다는 말이니 안식을 우린 휴식으로 사용하고 휴식을 안식으로 쓰는 셈이다.
실제로 안식이란 말은 몸과 마음이 쉬는 것을 의미하고 휴식은 몸을 잠시
쉬는 것을 의미한다.
본래의 뜻대로 하면 두 말은 현실에서 쓰이는 의미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말들이다. 그러나 '숨쉬기를 중단한다는 말의 휴식(休息)이란 의미는
우리의 일상의 일들이 그저 숨쉬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일하고 운동 하고 음식을 만들고 먹는 일상의 모든 일들은 하나의 흐름으로
숨을 쉬는 것과 같으니 휴식(休息)이란 그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뒤로 물러
앉는다는 뜻이 된다.
일상을 돌아보면 이렇게 쓰이는 것이 사실 맞다. 안식(安息)이란 말은 말
이 그대로 편하게 숨을 쉬는 기간을 말하는 까닭은 삶이란 언제나 일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때론 우린 격정적인 리듬에 따라 거친 숨을 몰아쉬듯 삶을 살 경우도
있고 때론 호흡이 멈추고 끊어질 듯한 숨쉬기를 하듯 위기와 불안 속에서
살 때도 있다.
결국 안식이란 의미는 이런 불규칙한 삶의 리듬에서 벗어나 일정한 리듬으로 고르게
숨쉬기를 하며 계속 평안한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노동의 본질적인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이나, 혹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며
숨가쁘게 달려보고 그 과정중이나 결과에 몸을 졸이며 숨을 멈추고 지켜보고
돌아보지 않은 사람에겐 이 휴식(休息)과 안식(安息)이란 말 들이 의미가
있을 수 없다.
휴식(休息)과 안식(安息)이란 의미는 최선을 다하는 일상에서 오직 의미가 있을
뿐이다.
온 신경을 집중해 작업이나 일을 하다 마지막 기력까지 다 쓰게 되면 저절로 숨이
턱턱 막혀올 때가 있다. 이 것이 절명의 순간을 일상에서 맛보 때이다.
나는 이 때가 되면 내 일상(숨쉬기)를 멈추고 휴식 시간에는 이렇게 글을
쓴다. 그리고 휴식을 넘어선 안식이 필요하면 뛴다. 공원의 숲 길을 다시 숨이
막히고 온 몸에 땀이 흐를 때까지 뛰거나 아니면 심한 노동을 즐긴다.
요즘 저술 작업을 하면서 머리를 쥐어짜다 막히거나 혹은 원하던 결과가
나와 희열로 가슴이 터질 것 같을 때는 나는 노동을 한다. 정원의 잔디를
깍거나 집을 페인트 칠을 하거나 청소를 한다.
희열의 강도에 따라 노동의 강도도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만약에 사랑하는
이가 옆에 있다면 나는 당연히 길고 격정적인 몸의 시(詩)를 쓸 것이다.
<은시의 글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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